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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
2012.04.20 09:05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조회 수 1133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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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 안의 불
 
분명 아무도 없는데도 집에서 이상하게 인기척이 느껴지길래
집 안의 불이란 불은 다 켜고 목욕탕 들어 갔어. 
발에 쓰레기통이 채여 넘어졌을 때는 되려 괜찮았어.
오히려 목욕탕을 나와 불을 켰을 때
벽에 걸려 있던 가방이 떨어져서 쫄았다.
 
 
 
2. 스토킹
 
오늘도 또 상사에게 야단 맞았다. 직장 동료 사이에서 상당히 평판이 나쁜 대머리다.
「날 스토킹하는 범인이 그 녀석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귀가했다
 
집이라 해도 거실 + 주방 그리고 침실의 싸구려 아파트
창문도 거실에 밖에 없다.
뭐, 그 만큼 싸니까.
 
현관 열쇠를 열고 들어 가 불을 켜곤 깜짝 놀랐다.
거실에 있던 서랍장이 엉망으로 뒤집혀져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아침에 급하게 나온다고 현관문 열쇠 잠그는 걸 잊고 나왔네……
빌어먹을!! 창은 전부 제대로 잠겨 있으니, 분명 현관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아~ 기분 나빠~ 화나, 안 그래도 짜증나는데.
 
이제 오늘은 지쳤어. 저녁밥은 생각도 없고, 경찰에는 내일 신고해야지…
현관 문이 잠긴 걸 확인하고 침실로 향했다.
 
 
 
3. 누군가 보고 있다.
 
내 방에 혼자 있는데, 이상하게 시선이 느껴진다.
가족들이 있는 거실이나, 바깥에선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데
 
방의 책상에 앉아 있으면 반드시 누군가 보고 있단 생각이 든다.
분명 누군가 보고 있단 생각에 책상앞 창문 커텐을 열고 바깥을 내다 보았다.
 
순간, 내 등뒤로 사람 그림자가 비쳐서 깜짝 놀랐다.
헌데 잘보니 창문 맞은 편에 있는 큰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쳐 보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구나! 평소 느껴지던 시선의 정체는 이거였구나
나는 안심하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4. 상자
 
한 낯선 신사가 상자를 들고 남자의 집을 방문했다.
상자에는 버튼이 하나 붙어 있을 뿐 다른 건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신사는 온화한 어조로 남자에게 말했다.
 
「버튼을 누르면 어디있는지 모를 사람이 죽습니다. 대신, 버튼을 누르면 100만달러를 드립니다」
 
그렇게 말하며 신사는 돈뭉치가 가득 든 다른 상자를 꺼내 보여 주었다.
남자는 주저했고, 신사는 3일 후 다시 올 테니 그때까지 결론을 내라 말하며 떠나갔다.
 
고민을 거듭한 남자는 결국 마지막 날 버튼을 눌렀다.
 
다음날, 신사가 나타나 남자에게 백만 달러를 건네주고 상자를 회수했다.
떠나려는 신사에게 남자가 물었다.
 
「정말로 사람이 죽었습니까?」
「네. 어젯밤, 아주 먼 곳. 당신이 모르는 어떤 사람이 죽었습니다.」
 
남자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눈앞의 현금에 애써 현실을 무시하려 했다.
그러다 문득 든 한 가지 생각,
 
「하나 더 가르쳐 줘요」
「네, 무엇이지요?」
「그 상자는 이제 어떻게 되죠?」
 
그러자 신사는 빙그레 미소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모르는, 어딘가 먼 곳의 누군가에게 줄 겁니다.」
 
 
 
5. 할머니
 
7년 정도 전에 할머니가 죽었는데
할머니가 죽고 내 생일이 된 날,
PC 사용하던 중 뭔가 등뒤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되돌아 보면 사라질 듯 약하지만, 분명 뭔가 있다.
알 수 없는 실루엣이 있는 느낌.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그게 할머니 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말을 걸거나 손을 대는 것도 아니라,
다만 지켜보고 있을 뿐.
 
아마 내 마지막 생일 축하를 보러 와준거라 생각한다.



6. 아직이야?
 
나는 아내를 향해 불만을 내뱉었다. 여자들은 왜 이리 준비가 오래 걸리는 걸까?
'이제 곧 끝나. 서두르지 마. 미사코야, 왜 이렇게 요란이니!'
아내가 말하는 것처럼 확실히 난 성격이 급하다. 기다리다 지쳐 난 담배를 꺼내 붙을 붙였다. 어느새 딸이 조용해졌다.
 
'아버님, 어머님이 갑자기 놀라시지 않으실까?'  
'손녀를 보시자마자, 싱글벙글 하실 거야.'  
 
아내가 내 목 주위를 가지런하게 해 주었다. 목이 약간 조이는 것 같아.
 
'뭐야, 갑자기.' '왜~ 부부잖아'  
 
아내는 시선을 내리며, 수줍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 나도 당신 사랑해.'  
 
이렇게 이야기한 건 정말 몇 년 만일까.  
조금 부끄러웠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나는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러면 이제 갈까?' '응 여보.'
 
난 발 밑에 놓인 의자를 찼다.
 
 
7. 엄마와의 동행  
 
아직 학교에 들어가 않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어머니께서 '좋은 곳에 가자' 라고 하고, 내 손을 잡아 당겨 집의 밖에 나왔다.  
 
어딘가 즐거운 곳에 어머니께서 데려 가 주신다고 생각하고, 기뻐서 함께 걸었다.
좀 걸은 후, 어머니께서는 전철이 지나가는 철도 건널목 앞에 멈춰 서서 움직이지 않고 계셨다.
 
전철이 와있는 것도 아닌데, 왜 건널목을 건너지 않는 것인지 이상했지만,  
나도 왠지 아무말도 없이 입을 다물어 함께 서있었다.
 
곧, 차단기가 내려오고 전철이 왔다. 그 때 어머니께서, 매우 강하게 내 손을 졸릴 정도로 잡았다.
전철이 통과하고, 다시 차단기가 올라갔는데도, 모친은 그때까지도 걷기 시작하지 않았다.
 
몇번이나 전철이 통과할 때까지, 계속 손을 잡고 힘이 들어가던,
그 감촉의 기억이 남아 있다.
 
지금도 사람과 손을 잡는 것이 싫다.
 
 
8. 소원을 말해봐
 
한 여자가 대학 입시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눈앞에 남자가 나타나 말했다.
 
「당신의 소원은?」
 
여자는 대학에 합격하고 싶다고 했다. 그 후, 여자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몇 년 후, 여자는 취직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의 소원은?」
 
여자는 취직하고 싶다고 했다. 그 후, 여자는 원하는 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다시 몇 년이 지났다. 여자는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남자가 나타나 말했다.
 
「당신의 소원은?」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들리지 않는 것 같다. 남자는 말했다.
 
「이런, 순서가 잘못되었군…….」
 
 
9. 버스사고
 
어느 가족이 계곡으로 놀러가고 있었다.
휴가를 갈 형편은 전혀 아니었지만, 여름이니 무리해서라도 가는 것 같다.
가는 곳은 산 속 외진 곳이라 하루에 몇 대 없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산기슭 근처까지 오니 아이가 배고프다고 징징거린다.
덕분에 가족들만 내리게 해주기 위해 버스는 정차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내려서 정류장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몇 시간을 텔레비전을 보며 기다리는데,
속보로 아까 버스가 낙석 사고로 전원 사망이라는 뉴스가 흐르고 있었다.
 
아내는 「그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이라고 중얼거렸다.
남편은「바보같이 무슨 소리야!」 라고 고함쳤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내 말이 맞기도 한 것 같다 .
 
 
10. 바람의 전학생
 
어느 날 전학생이 왔다. 자리는 바로 내 옆 자리.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점점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졌다.
가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전학생에겐 죽은 누나가 있었다고 한다.
누나는 신경계의 난치병으로, 의식은 있지만 신체를 잘 움직이지 못하여,
죽기 전 몇 달 동안은 자주 죽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고 한다.
 
엄청 무거운 이야기를 초면에 이야기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만큼 나를 친구로 대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방과 후, 전학생 집에 놀러가기로 했다.
 
전학생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는데, 두 분 다 밤이 깊어야 돌아오신다고 한다.
방에서 게임하면서 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전 학교 혹은 지금 학교에 대해.
 
그러다가 문득,「아, 너네 돌아가신 누나 말인데…….」 라고 물어보려고 하는데,
전학생의 얼굴이 순간 바뀌면서 "그 이야기는 이제 됐고." 라며 화를 냈다.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왠지 분위기도 이상해지고 거북해져서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전학생에게 말을 건네자, 허물없이 대해주었다.
전학생도 어제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뭐 그리고는 친구로 사이좋게 지내자고 했다.
 
그런데 며칠 뒤. 전학생이 학교를 쉬었다. 선생님의 말씀으론,
어젯밤, 집에서 계속 투병생활 중이었던 누나가 건물 옥상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11. 초상화
 
오늘 학교에 지각했다.
지각한 벌로 수업이 끝나고 미술실 청소를 하게 되었다.
혼자서 청소를 하니 생각보다 오래 걸린 것 같다.
청소를 마치고 나니, 벌써 해가 져서 주변이 어두컴컴해졌다.
빨리 집에 가려고 서두르고 있는데,
못 보던 그림이 걸려 있는 걸 봤다.
 
그 그림은 매우 아름다운 여자의 초상화였다.
특히 눈이 크고 아름답고 마치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어쩐지 무서워져서 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학교에 가니 큰소란이 있는것 같다.
미술실의 그림이 도둑맞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림을 본 건 나였기에,
미술선생님께선 나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 보았다.
 
"청소할 때는 그림이 있었다는 거지?"
 
"그럼요. 그런데 그 그림이 비싼건가요?"
 
"그 그림은 잠자는 미녀라는 작품으로
화가인 지인이 자신의 딸이 잠자는 모습을 그린거야.
금전적인 의미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화가이신 분이나 따님도 이제는 이 세상에 안 계시지."
 
"그렇군요..."
 
결국 그 그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지만 도둑이 든 흔적은 없었던 것 같다.
 
 
12. 비상계단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가끔 밤마다 비상계단을 급하게 뛰어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아파트에는 분명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왜 일부러 비상계단을 오르는 걸까?
그것도 밤에만.....
 
어느날, 드문 일이지만 자정이 넘도록 야근을 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둘러 집으로 왔다.
엘리베이터 앞이다.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오기만 하면 된다.
 
땡~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
나는 문이 열리자마자 타려고 했지만,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고 온몸에 상처투성이인 남자가 서 있었다.
본능적으로 느꼈다.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황급히 엘리베이터 뒤로 하고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올라가고 있는데,
문득 깨달았다.
 
한방중에 들리던 비상계단을 뛰어 오르는 소리
그건 나처럼......
 
 
13. 입원실의 동료
 
양팔을 골절해서 입원했다.
 
하루 종일 침대에 얽매이고 있어서 처음에는 심심했지만, 2인실이라 옆 환자 저절로 친해지게 되었다. 
매일 가족이나, 취미, 그리고 상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최근에 대수술을 끝낸 것 같았고, 한쪽 팔이 없었다.
참혹한 광경이었지만, 그는 밝은 성격이었기 때문에 병실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입원 생활도 마침내 오늘로 마지막이다. 퇴원 수속을 마치고 병실에 돌아오자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인사라도 하려고 옆 침대로 갔다. 자고 있는 것 같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포를 쓰고 있다.
숨소리조차도 나지 않는다. 말을 건네는 게 오히려 방해하는 것 같았다.
그가 오랜만에 이렇게 푹 자는 건 처음 보는 일이다. 밝은 성격이었지만, 상처의 고통으로 매일 쉽게 잠들지 못했다.
 
이런 작별이 아쉬웠지만, 그의 쾌유를 빌며 병원에서 나왔다. 병원을 나와 병실 근처를 되돌아보았다.
그러자 창문 너머로, 환하게 웃는 얼굴로 양팔을 흔들며 인사하는 그의 모습이 있었다.
 
' 뭐야, 일어나 있었구나. '
 
넘치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인다.
 
나는 그에게 손을 흔들며 택시에 탔다.
 
 
14. 훌륭한 담임선생님
 
반년 전,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담임선생님의 목소리는 상당히 화가 나 있는 듯 했다.
흥분한 상태라 아이가 사고라도 당한 건지, 불안해졌다.
이윽고 담임 선생님은 내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어머님,***[아이 이름]은 여자가 아닙니다. 거기가 함몰되어 있을 분, 훌륭한 사내 아입니다. 곧바로 수술하면 괜찮을 겁니다."
 
깜짝 놀라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확인해보니 역시나.
급히 병원에 가서 수술했다. 다행히도 아이의 그것은 제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의 아들이 있는 것도 훌륭하신 담임선생님덕분이다.
 
 
15. 병문안 온 친구
 
집에 들어가는 길에 뺑소니를 당해 입원했다.
다행히 심한 부상은 아니어서, 퇴원 후 통원치료 받기로 했다.
퇴원하고 집에 돌아오니 친한 친구가 왔다. 
 
- 병원에 병문안 가지 못해서 미안하다.
- 괜찮아. 신경쓰지마. 
 
- 범인 얼굴은 봤어?
- 아니, 갑자기 당해서 못 봤어. 
 
- 그래? 그렇군.
- 너도 조심해라. 사고 당하는 거 한 순간이더라.
 
- 그래, 난 이제 돌아갈게. 다음엔 진짜로 병문안으로 올게.
- 응 와 줘서 고맙다.




16.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대학생 L양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L양은 오후에는 학교에 나가기 때문에 새벽에 아르바이트를 했다.

L양은 평소와 다름없이 알바를 마치고 집에 갈 준비를 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새벽 두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였다.
집에 갈 채비를 마친 L양은 교대할 다른 알바생 P군이 오기를기다리며 졸린 눈을 비비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졸음을 참고 있는 L양의 핸드폰이 울렸다.
 
[누가 날 따라오는 느낌이 들어 조금 늦을 것 같아 미안해]
 
문자를 확인한 L양은 P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P군 지금 어디야?"
 
"나 지금 편의점 근처야, 늦어서 미안해. 걱정하지 말구."
 
"알겠어. 조심해서 얼른 들어와."
 
전화를 끊은 L양은 P군이 걱정되어 자꾸만 문 밖을 바라봤다.
그 때 저 멀리서 P군의 모습이 작게 보였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P군의 뒤에 한 남자가 칼을 들고 천천히 쫓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P군과 그 남자의 간격이 점점 좁아졌다.
P군이 뒤를 돌아본 순간 쫓아오던 남자가 P군을 향해 달려들었다.
P군은 편의점으로 들어가기 위해 죽기살기로 달렸다.
L양은 문으로 급하게 다가갔다.
 
그리고 L양은 편의점 문을 잠궈버렸다.
 
 

17. 그곳엔 없던것

 

옷장이 반쯤 열려있다.

남자는 무심코 그안을 보았다.

하얀소복에 머리를 풀어헤친

빨간눈을 가진 여자였다.

 

남자는 기겁을 했고, 다시 옷장안을 보자

그것들은 하얀 코트에 목도리였을 뿐이었다.

 

 

18. 카요코

 

문을 두드리는 난폭한 소리가 카요코를 놀라게했다. 
시간은 심야 3시쯤. 당연하게도 손님일 리는 없다. 
자다가 깬 생후 2개월의 아기를 조용하게 하고 
겨우 한숨 돌렸다고 생각하자 마자 일어난 일이다. 

약간의 짜증과 불안을 안고 현관까지 나가, 현관문의 렌즈로 밖을 살핀다. 
그랬더니 문 저편에는 본 적도 없는 남자가 서 있었다. 
사내는 아무래도 술에 취한 모양이다. 

카요코는 잠시 고민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이렇게 시끄럽게 하면 이웃들이 깨버린다. 
그렇다고 문을 열고 주정뱅이를 상대하는 것도 망설여진다. 

어쩔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남자는 궁시렁대면서 계단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집을 잘못 찾았다고 착각한 모양이다. 카요코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집에서 나와 주정뱅이가 없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는, 문을 닫았다.

 

 

19. 빛을 받고 어두워지면 빛나는 퍼즐

 

"역시 퍼즐은 멋지다니깐!" 

나오토는 전화기로 여자친구랑 통화를 하며 집으로 향한다. 

"요즘 혼자살게 되어서, 방에 인테리어 삼아 퍼즐을 장식했거든. 
빛을 받은 후에, 어두워지면 빛나는 건데, 그 빛이 몽롱한게 좋다 말이지." 
집 근처에 도착했다. 차를 세워둔다. 

"요전에도 야근하고 밤에 돌아갔더니, 그 퍼즐이 옅게 빛나서 말야. 
어쩐지 마중나와 준 것 같아서 치유받는 느낌이었거든." 

신나게 얘기를 하며 현관문을 열고 불을 켠다. 

"또 퍼즐 하고 싶어지기도 했고, 다음엔 같은 사이즈로 2000피스인 걸 사볼까." 

 

 

20. 엄마

 

엄마 말 잘 들어봐, 우리 아가.

귤은 한 개가 썩으면
그 주변에 있던 귤들도
눈 깜짝할 사이에 썩게 하지만

양파는 한 개가 썩으면
자기를 희생해서 주변에 있던 다른 양파를 지켜준단다.
 

그 양파 한 개가 지켜낸 다른 양파는
2, 3개월이 지나도 안 썩어서
원 상태를 유지한대.

너도 양파처럼 훌륭한 아이가 되려무나. 





21.Reset 

나는 제대로 할줄 아는게 없다.
학교에선 왕따로 지내며
집에선 아버지의 샌드백이다.
임신중인 어머니는 내 동생이랑 웃으며 TV를 보고 있고
나는 다락방에서 울고있다.
 

죽고싶다..
그래.. 죽는거야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그래도 이 삶보다 더 좋은 삶이겠지..


오늘은 어머니가 출산을 한다고 온가족이 병원에 있다.
나는 칼로 손목을 그었다.
그시간 병원에서는
 

"어머 건강한 남자아이에요"


나는 그저 슬퍼서 울었다.

 

 

22.어딘가에 

1997년 일본 구마모토 현 한 시골 마을에서 '마도카'라는 어린 소녀가 행방불명되었다. 
오후, 어머니와 함께 공원에서 산책하던 중, 어머니가 잠깐 한 눈을 판 사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었다. 소녀와 놀고 있던 동갑내기 또래아이들은 
「에? 마도카 라면 방금 전까지 나랑 모래밭에서 놀고 있었는데?」 
「내가 미끄럼틀을 타자고 했지만 모래밭에서 논다고 하길래 나는 혼자 미끄럼틀을 타러갔는데」 
등으로 증언했다. 소녀의 부모님은 놀이터에서 계속 마도카를 찾다 저녁이 되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 시골마을에서의 사건이었기 때문에 조금 대응이 늦기는 했지만 저녁 무렵에는 각지에 검문이 마쳐졌다. 그러나 전혀 수사에 진전은 없었고 그러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 마침내 1년이 지났다. 소녀가 행방불명 된 지 1년 째, 경찰은 
「이미 마도카는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도 전력을 다했고, 앞으로도 수사는 계속 하겠습니다만 일단 위에는 여기서 사건종결로 보고를 하겠습니다」 
라고 부모님에게 고하고는 집을 나섰다. 소녀의 부모는 거기서 도저히 단념할 수 없었기에 
마지막 수단으로 
「행방불명자나 지명 수배자를 투시로 찾는 일」 
을 직업으로 하는 그 당시 제일 유명했던 영 능력자를 찾아 소녀의 행방을 의뢰했다. 그는 처음 소녀가 행방불명이 된 공원에 가고, 자택에 가고, 그 소녀가 입었던 옷, 구두 등을 손댄 후 잠시 생각을 하더니 한숨을 내쉰 후, 영 능력자는 한 마디를 말했다. 
「마도카는 살아있습니다」 
그 말에 소녀의 부모들은 흥분에 휩싸여 서로를 얼싸안았다. 그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럼 마도카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영 능력자는 조금 슬픈 얼굴을 하더니 
「마도카는 유복한 생활을 하는 듯, 마도카의 눈에 고급가구가 보이고 있습니다」 
「전혀 굶고 있지도 않습니다……지금도 그녀의 뱃속에는 고급요리가 들어있습니다」 
어머니는 그 말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금 진정하고는 
「그럼 마도카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가르쳐주세요!」 
하고, 마지막에는 다시 발광하듯이 소리치며 말했다. 그러자 영 능력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온 세상에 있습니다.」 
소녀의 부모들은 잠시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10초쯤 굳어있다가, 그 후 바닥에 실신하듯 쓰러져 울었다.

 

 

23. 사춘기 

요즘 딸아이가 사춘기인것 같다.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고
요즘들어 남자도 만나는것 같다.
딸 인생에 간섭하기도 싫고
또 서로의 사이가 서먹해질가봐 그냥 뒀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변기가 딸아이가 쓰고나온뒤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처음엔 치질이 있나..?'


생각했고 딸이 부끄러워 할까봐 말하지않았다.
 

그러나 몇일후엔 더 많은 양의 피가 있었다.
거기다가 변기가 막혀있어서 물도 안내려간다.
심각한 치질인것 같아 딸아이를 부르려던 순간
변기물에서 뽀글뽀글 물기포가 올라왔다.

 

 

24. 띵동띵동

 

얼마전 우리가족은 최신형아파트로 이사왔다.
기분이 좋았다.

띵동띵동


문구멍으로 보니 아빠였다.
어서와요 ㅎㅎ

띵동띵동


문구멍으로 보니 어둡다.


띵동띵동


여전히 어둡다..

 

 

25. 생일 사진


나의 생일날, 집에서 파티를 열었지.
집안에서 친구들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이상한 것이 비쳐 버렸어.
등 뒤의 장롱에서 하얀 얼굴에 새빨간 눈을 한 낯선 여자가 얼굴을 내밀고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어.

우리들은 너무나 무서워서 영 능력자를 수소문해서 그 사진을 감정 받았지.


그랬더니
「이 사진에서는 영기가 느껴지지 않는군요. 심령사진이 아닙니다.」
라지 뭐야.
에이~ 괜히 깜짝 놀랐잖아. 난 또 귀신인줄 알았네. 다행이다.

귀신이 아니고 사람이었다.






26. 캠코더


독신 생활 하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가 사는 곳은 평범한 아파트지만, 이따금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커텐의 형태나 쓰레기통 위치 같은 게 미묘하게 변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최근 들어 다른 누군가의 시선까지 느껴지는 나날, 이에 기분이 나빠진 남자는 친구에게 이 일에 대한 상담을 했다.


「혹시, 스토커일까? 경찰 신고가 제일 좋을 것 같지만. 실제 피해가 없으면 경찰은 움직이지 않는다던데.」


친구가 말하기를

캠코더 촬영같은 걸 해보면 어때? 만약 진짜 스토커가 있다면 증거품이 될테니 경찰도 납득할 거야」

 

친구는 매우 구체적인 방법과 비디오 카메라를 빌려 주기까지 했다.

이에 힘입어 남자는 바로 캠코더 카메라를 설치했다.
다음날 아침 나가기 전 녹화 버튼을 누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갔다 돌아온 남자는 더욱 초조해 졌다.
방안에는 침입자의 흔적이 여느때보다 확실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건 진짜 스토커 찍혀 있을 지도…」


남자는 이렇게 생각하며 캠코더 녹화를 멈추고, 재생을 시작했다.
한동안은 아무 것도 찍혀 있지 않았다.
그러나 날이 저물고 얼마 있지 않아, 낯선 여자가 부엌칼을 가지고 방에 들어 오는 게 보였다.


「…!!!!!!」


잔뜩 위축된 남자는 곧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찍혀 있어!! 찍혀 있어!! 스토커 찍혀 있어!!!!」


공포를 넘겨 완전히 흥분한 남자는 녹화된 영상을 보면서 친구에게 내용을 실황하기 시작했다.


「쓰레기통 뒤지고 있어…」


지금까지 몇 번이나 이 여자가 방안을 돌아다녔을 걸 생각하니 남자는 절로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이걸로 경찰도 움직여 주겠지?」


남자가 한가닥 희망에 마음을 놓고 있던 중, 화면속 여자는 남자의 방 옷장에 들어가는 게 아닌가.


「우아…옷장에 들어갔어, 게다가 좀처럼 나오질 않아……」


남자가 친구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중, 또 다른 누군가가 방에 들어 오는 게 보였다.

그리고 영상 속 남자는 점차 가까워지더니 이내 영상이 멈췄다.
남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7. 노인과의 게임


노인이 남자에게 말한다.


「게임을 하나 하겠나?」


노인이 설명한 게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자안에 고액의 상금이 들어 있는데 남자가 상자를 열 수 있다면 그 안의 상금은 남자의 것이 된다.
상자는 아주 튼튼해서 맨손으로 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상자 옆에는 도끼같은 것들이 놓여있다.
시간제한은 없다.


남자는 얼마든지 하자고 한다.
돈을 얻을 기회만 있고, 자신이 손해볼 것은 없는 아주 매혹적인 게임이었다.
참가의사를 밝힌 남자에게 노인이 말한다.


「사실 상자속 상금에 다다르기까지 난관이 몇 가지 있다. 5만엔만 낸다면 상금의 바로 옆에서 시작하게 해주지.」


남자는 웃는 얼굴로 5만엔을 내민다.

게임이 시작되자 상금은 남자의 눈앞에 있었다.

 

 

28. 수박서리


어느 수박 농가에서 상습적으로 밭에 몰래 들어와 수박 서리를 하는 놈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좋은 대책이 없을까 궁리를 한 끝에 멋진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간판을 만들어 수박밭에 세워두었다.


「경고! 이 밭에는 청산가리가 들어 있는 수박 1 개 있다.」


그 다음날 농부가 밭에 나와 수박을 확인하니 하나도 없어진 것 없이 수박은 모두 무사했다.
다만 간판 아래쪽에 한구절이 덧붙여져 있었다.


「지금은 2개.」

 

 

29. 비오는 날


비오는날...


한 남자가 한손에는 우산을 쓰고 한손으론 7살 난 여자 아이를 업고 숲 속 깊은 곳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여자 아이는

「빗물이 다 묻잖아─ 추워─ 추워─」

하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남자가 말했습니다.


「돌아올 때는 등이 젖겠군.」

 

 

30. 불청객

 

결혼한지 이제 2년째.


평일에는 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주말에는 쉽니다.
빨래나 청소 같은 건 언제나 미뤄뒀다가 토, 일요일이 되면 한꺼번에 해왔지만
오늘은 어쩐지 마음이 내키질 않아서 그냥 멍하게 있다가 잠깐 낮잠을 잤습니다.
남편도 일어나지 않고 있어서 그다지 신경 안쓰고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점심때쯤일까 인터폰이 울려서 모니터를 들여다보니
30대~ 40대 정도로 보이는 낯선 여성이 서있었습니다.


뭔가 돈을 받으러 온 걸까요? 아니면 남편을 만나러?
남편이 일어나질 않아서 확인할 수도 없는데다가
나도 잠옷바람으로 단정치못한 모습이라서
응답하지 않고 조용하게 사람이 없는 척 하고 있으니 또각또각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3분 뒤 다시 인터폰이 울렸습니다.
같은 여성이었습니다.
왠지 기분이 나빠져서 역시 응답하지 않고 있으니 그 여성은 다시 돌아갔습니다.


저녁이 되어 찬거리를 사러 나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고 열쇠로 잠그려는데
투명한 셀로판지로 감싼 꽃 한송이가 편지함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약간 시들어버린 국화꽃이었습니다.
서서히 이 일의 중대함을 깨닫고 무서워졌습니다.


어째서? 어떻게!


혼란스러운 머리속으로 낮에 찾아왔던 그 여성이 떠올랐습니다.
밖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지금, 저는 혼자서 두려움에 떨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31. 한 남자


한 여자가 밤에 길을 걷고 있었어요.
근데 뒤에서 남자 두명이 쫒아오는거에요.
여자는 조금만 있으면 골목길로 들어가야 되거든요.


너무 무서워서 빨리 걷고 있는데 한 남자가

" 여자가 밤에 혼자다니면 안된다 " 고 하면서 같이 집에 데려다 준데요.


여자는 남자가 너무 맘에 들었죠.
그래서 같이 가고 집에 들어갔는데 남자가 너무 맘에 드는 거예요.


대문있죠? 대문 밑으로 잘가나 하고 봤는데
그 데려다준 남자가 대문 밑에서 쳐다보고 있었대요.

 

 

32. 요리


일요일 점심때까지 자고 있던 나는 멍한 채 거실로 향했다.
똑똑똑 부엌칼 소리, 부엌에서 아내가 점심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TV를 켜면서 휴대전화를 보니 그저께 아내에게 비밀로 간 다과회에서 번호를 따낸 여성에게서 부재중 전화가 1통 있었다.
잠옷 호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고 부엌을 가로질러 화장실로 급히 들어갔다.
작은 목소리로 그 여성과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통화중 대기 신호가 울렸다.
아내였다.
몰래 전화하다 들켜 버렸다는 생각에 당황해서 바로 전화를 받으니


「여보세요. 지금 일어났어? ○○(딸의 이름)이 클럽활동 하다 다친 것 같아서 지금 마중나가니까 점심은 냉장고에 둔 거 데워 먹어」
라고 들려왔다.


전화 저 편에서 차안의 라디오 소리도 들렸다.
전화를 끊지 않고 화장실 문을 살그머니 열고 부엌쪽을 들여다 보면
부엌의 아내는 휴대전화는 갖고있지 않고 부엌칼을 손에 든 채 아무것도 없는 도마를 단지 자르고 있었다.


내 손에 든 휴대전화에서는

「여보, 듣고 있어?」

라는 아내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엌의 아내와 시선이 마주쳐 버렸다.
무서워서 겁에 질린 나는 집을 뛰쳐나와서

「빨리 돌아와줘」

라고 아내에게 전화를 하고, 두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집 근처에서 기다렸다.


아내와 딸이 돌아오고 나서 상황을 설명하고 모두 함께 집에 들어갔지만 아무도 없다.
부엌에는 완성된 요리가 우리 가족 먹을 만큼 준비되어 있었지만 대체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고,
아내와 딸은 음식점에 주문시킨 거냐고 물었지만 절대 그런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요리를 해본 적이 없다.
이상하다.

 

 

33. 유미


학교에서 돌아온 유미. 한 여름 뙤악볕의 시골길을 한참 걸었더니 무척 목이 말라
집에 오자마자 부엌으로 가서 보리차를 마시려고 보니 부엌 한쪽 구석의 공간에..
엄마의 시체가 놓여있었다.


깜짝 놀라 컵을 떨어뜨리며 비명을 지르려던 순간, 옆 방에서 아빠가 걸어나왔다.


「유미? 침착하고 잘 듣거라. 엄마가 바람을 피웠단다. 너도 버리고 다른 남자를 따라서
나가려고했어. 그래서 싸우다가...이 애비가 그만 엄마를 죽여버리고 말았단다...」

하며 울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그 도를 넘은 충격적인 상황에 유미는 침착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버지를 교도소에 보냈다가는 친척도 없는 유미 자신은 고아원에 맡겨질것이 분명했다.
유미는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다.
아버지를 경찰에 보내지 않기로.
이대로 둘이 함께 살기로 했다. 그녀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교복을 갈아입으려 하는 순간. 방 구석에 작은 메모종이가 떨어져 있었다.


「유미? 도망치거라. 아버지가 미쳤어...」

 

 

34. 흙장난


저녁 무렵, 공원에서 흙장난을 하고 있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의 어머니는 늙은 홀아비와 재혼한 젊고 예쁜 계모였지만,
항상 친절하고 밝은 웃음이 아름다워서, 아이는 어머니를 잘 따랐습니다.


어머니는 저녁 식사 준비도 해야 했고, 여러가지로 바쁘기 때문에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이제 돌아가자."


"네-! 그런데, 계속 흙장난 하고 싶어요-!"


"바쁘기 때문에 안돼. 빨리 끝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잖아? 이제 곧 어두워져."


"에이, 엄마도, 아빠가 없어진 날 밤에는, 늦게까지 흙장난 했잖아?"


"어머나, 봤어요? 그러면, 나는 오늘 밤도 흙장난 하지 않으면 안되겠네."

 

 

35. 스토킹


오늘도 또 상사에게 야단 맞았다. 직장 동료 사이에서 상당히 평판이 나쁜 대머리다.


「날 스토킹하는 범인이 그 녀석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귀가했다.


집이라 해도 거실 + 주방 그리고 침실의 싸구려 아파트
창문도 거실에 밖에 없다.
뭐, 그 만큼 싸니까.


현관 열쇠를 열고 들어 가 불을 켜곤 깜짝 놀랐다.
거실에 있던 서랍장이 엉망으로 뒤집혀져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아침에 급하게 나온다고 현관문 열쇠 잠그는 걸 잊고 나왔네……'
빌어먹을!! 창은 전부 제대로 잠겨 있으니, 분명 현관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아~ 기분 나빠~ 화나, 안 그래도 짜증나는데.
이제 오늘은 지쳤어. 저녁밥은 생각도 없고, 경찰에는 내일 신고해야지…
현관 문이 잠긴 걸 확인하고 침실로 향했다.





36. 친구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청년 병사는 자택에 전화를 걸었다.


"내일 돌아가는데, 달리 갈 데가 없는 친구를 데려가고 싶어. 집에서 같이 살아도 괜찮을까?"


아들이 돌아간다는 소식에 기뻐 날뛰던 부모는, 물론! 이라고 울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한가지 말해두고 싶은 게 있어.
걔는 지뢰를 밟아서 말이야, 한쪽 팔이랑 한쪽 다리를 잃어버렸어.
하지만, 나는 걔를 집에 데리고 돌아가고 싶어."


그 말에, 부모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며칠 동안이라면 괜찮지만, 장애인 뒤치다꺼리는 큰일이란다.
집에 있는 동안, 그 친구가 살만한 곳을 같이 찾아보자꾸나.
너에게도, 우리들에게도 각자의 인생이 있으니까, 그 친구 뒤치다꺼리하느라 평생을 저당잡히는 건 안 될 일이잖니."


이윽고 모친이 그렇게 말하자, 아들은 아무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 경찰에게 전화를 받고, 청년병사의 부모는 그가 빌딩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체와 대면한 부모는 할 말을 잃고, 울며 주저앉았다.

 

 

37. 쌍둥이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납치되었다.
범인은 쌍둥이의 눈과 입을 검테이프로 가렸다.
범인은 쌍둥이 자매 중 언니에게 변조된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항하거나 도망가면 동생을 죽일거야"


또 범죄자는 동생의 귀에도 변조된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항하거나 도망가면 언니를 죽일꺼야."

 

 

38. 소원

 

소녀가 있는 곳에 별님이 내려왔습니다.

 

"뭐든지 소원을 하나 들어주마."


별님은 말했습니다.
소녀는 울어버렸습니다.


"내 가족을 없애줘! 그딴 가족, 지긋지긋해!"


다음날, 소녀가 눈을 떠서 1층에 가보니, 언제나처럼 엄마와 아빠와 오빠가 있었습니다.
소녀는 후회했습니다.
그날밤, 다시 별님이 소녀의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마음에 들었니."


소녀는 말했습니다.


"어제 말한 소원을 물러줘."


별님은 말했습니다.


"한 번 이루어진 소원은 무를 수 없단다."


소녀는 울고 말았습니다.

 

 

39. 어느 연상의 여성

 

어느 연상의 여성과 알게되었다.
40이나 되었는데도 20대 후반으로 보일 정도로 젊어서
미인인데다 요염하기까지 한 끝내주는 여자였다.


몇 번인가 만나다가 내 방에 오게 되었다.
방에서 영화를 보고있다가,
그녀가 "화장실 좀 빌려도 될까?" 라고.
화장실에 간 그녀가 비명을 질러서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보니,


"실례하려고 변기 커버를 올렸더니 가장자리에 바퀴벌레가 있었어!"


바퀴벌레에 이렇게 비명을 지르다니, 아직 여자애 같구만.
조금 귀여운 면도 있구만~ 하고 생각했다.
그 때는.

 

 

40. 산타클로스의 선물

 

크리스마스, 톰은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기대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선물상자가 3개 있었다.

그리고 창문 밖에서 산타가 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산타는 능글능글한 웃음을 지으며 톰을 보고 있었다.

톰은 그런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산타를 보며 조금 기분이 안 좋았지만 우선 첫 번째 선물을 열어보았다.

그러자 그 안에서 긴 바지가 나왔다.

톰은 조금 실망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음 상자를 손에 들었다.

산타는 배꼽이 빠지도록 웃고 있었다.

두번째 상자를 열자 축구공이 나왔다.

톰은 더욱 더 기분이 나빠졌지만 꾹 참고 제일 큰 마지막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러자 그 안에서 자전거가 나왔다.

산타는 아예 눈 밭을 구르면서 웃고 있었다.

톰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41. 거울


오늘은 친구와 약속이 있는 날이다.
나는 예쁘게 화장을 하고 거울을 보았다.
눈을 깜빡깜빡 거리는 아름다운 내 얼굴
나는 거울을 깨고 도망쳤다.

 

 

42. 납치


어느 여자아이가 납치를 당해 깊은 산속에 묶여있었다.
여자아이의 주변에는 검은 천을 두른 남자들이 많이있었다.
여자아이가 두려움에 떨때 그중 한 남자가 와서 말했다.


"겁내지 마세요. 우리는 당신을 헤치지 않을겁니다."


여자아이는 다정한 목소리에 안심을 했다.
이어서 그 남자가 말했다.


"우리 종족이 멸종된 위험에 쳐했습니다."


검은천을 두른 사람들이 여자아이 주변으로 모였다.

 

 

43. 실험

 

어느 과학자가 실험을 했다.
사람들을 납치해놓고 방에 가둬뒀다.
그러고선 1달을 아무것도 안먹고 버티면 대량의 돈과 함께 풀어준다 했다.


1일, 모두 울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2일. 각자 자기 소개를 하고있다.
3일. 어떻게 나갈지 서로 의논 하고 있다.
4일. 웬지 조용한걸.
5일 째 되는 날에 과학자가 말했다.


필요한것을 한가지 말해라.


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냉동고"




44. 아이는 사고뭉치

이웃중에 장난을 잘치고 말도 안듣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사고뭉치인지 온몸에 상처가 나있었다.


7일 전에는 어머니와 요리를 하다가 가스레인지에 손을 데어 화상을 입었다.
5일 전에는 아버지와 외출하다가 문에 찌여 손가락뼈가 부러졌다.
3일 전에는 어머니가 타던 차에 박아서 손이 부러졌다.
1일 전에는 부모님과 여행갈려다가 계단에서 굴러 온몸의 뼈가 부러졌다.


아이가 이래서인지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에게 보험을 많이 들었었다.
근데 이상한게 있다.
왜 부모님이 같이 있을때만 다치지?

 

 

45. 사(死)인


남편은 아내를 데리고 병원으로 찾아갔다.
아내는 임신중이었는데 이제 곧 아이가 나올 조짐이 보여서다.
의사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출산이 시작 됐다.


그러나 아기와 아내 모두죽었다.
의사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유감입니다 이곳에 이름을 적어주시겠습니까"
 

의사가 건낸 것은 사망진단서 였다.
남자는 엉뚱한 곳에 의사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
의사가 말했다.


"그곳은 사(死)인을 적는 곳입니다, 사인은 '수술중 사망'입니다"


남편은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그래서 선생님 이름을 적는겁니다"

 

 

46. 그들은 어떻게


등산원들이 산으로 등산을 갔다.
그중에선 장님이 한명있었다.

장님인데도 산을 무척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예상치못한 폭설이 와서 모두 동굴로 들어가서 못나오고 있었다.
하루가 지나자 한 등상원이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이대로 굶어 죽을 바에야 서로의 팔 한쪽을 잘라서 먹자"


장님은 자신의 팔 한쪽을 내주었고 보진 못했지만
일행원들 서로의 고통스런 비명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구조원들이 등산원들을 찾았다.
장님은 살았다는 안도감 때문에 기뻐했다.
기뻐하는 장님의 귀에도
산행원들의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47. 일기


2010년 8월 14일
오늘 나는 생명을 얻었다.
너무 좋았다.

2010년 8월 20일
오늘 나는 팔다리가 생겼다.
엄마아빠한테 이 팔로 예쁜 꽃을 따다 드려야지~
내 부모님은 어떤분인지 궁금하다.

2010년 8월 25일
내 이름이 뭐가 될까?
음.. 난 꽃을 좋아하니까 장미같은 이름이 좋겠다.

2010년 9월 1일
건강하게 태어나기위해 열심히 운동도 해야지.
야호!이제 슬슬 나갈준비를 해야겠다.

2010년 9월 3일
오늘 엄마가 날 죽이셨다.

 

 

48. 


밥 스미스는, 저의 어시스턴트 프로그래머입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담당부서에서 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반면, 밥의 동료들은
수다떠느라 바쁘고, 회사의 시간을 쓸 데 없이 낭비하고 있습니다. 밥은
적극적으로 동료들의 일을 돕습니다. 그가 도와주지 않으면,
일을 제시간 내에 끝내지를 못 합니다. 또, 밥은
휴식시간을 반납하면서까지, 직무에 열심입니다만, 다른 무리들은
헐렁헐렁 계속 쉬고 있습니다. 밥은, 업무나 전문분야에 관한 지식이
굉장히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가지고 잘난척 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만약, 밥이 이 회사에서 사라진다면,
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그의 대우를 개선한다면
회사에 이득이 되리라 사료됩니다. 이상을 참고하여, 밥을 즉시
우리 회사의 간부로 승격해야 한다고 추천 드립니다. 본제안에 대해
처리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 프로젝트 리더 드림 

 

 

49. 빨간 크레파스


아내는 새로 이사온 집을 보며 기뻐했다.
나도 물론 새집이 마음에 든다.
아직 먼지가 많아서 청소해야할 곳이 많았다.
청소를 하던중에 벽 한쪽에 떨어져있던
빨간 크레파스를 주웠다.


"전 주인이 떨어뜨리고 갔나?"


우린 별로 신경을 안썼고 다른방 청소를 하고 다시나왔는데
그곳엔 빨간 크레파스가 또 떨어져 있었다.

우리는 무서웠고 빨간크레파스를 버렸다.


그리고 그곳 주의를 잘 살펴보는 우리...
벽에는 무언가 덧칠한거처럼 주의와 색이 다른부분이 있었다.
우리는 벽을 뜯어냈고 그러자 문이 나왔다.


문을 여는 우리... 


그곳의 새하얀 벽들은 빨간 크레파스로 이런문자가 빼곡히 써져 있었다.
어머니 미안해요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50. 우리집


우리 가족은 나를 제외하고 친척집에 갔다.
나도 가야했는데 공부를 핑계로 겨우 남았다.


오늘은 나혼자 뿐이니까.. 훗훗


평소 원하던 야동을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보기로 했다.
눈앞에서 여자와 남자가 춤추는게 보이는것 같을 정도의 착각...
 

'역시 야동은 사운드가 생명이야!'


그 순간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발신인은..


'우리집'


어? 집엔 나혼자 뿐인데...
나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어떤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들 우리 아직 안갔어 야동소리 좀 줄이자'





51. 퍼즐

 

어느 사이트에서 그녀와 만났다.


그리고 어느날, 처음으로 데이트를 했다.
조금 늦었는지, 그녀는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고있었다.
긴장한 건지 말수가 적은 사람이라, 그다지 말을 하지 않았다.
눈도 그다지 맞춰주지 않았다.
 

영화나 식사를 즐긴 후, 그녀의 방으로 갔다.
그녀는, 인생에 지친 모양이었다, 그래서 선물을 주었다.
그녀는 기뻐해주었다.
대신 내가 좋아하는 직소 퍼즐을 주었다.

나는, 
일단 완성한 퍼즐을 부수는 것을 좋아하는 괴짜이다.

다음날 아침 조각 하나를 가지고 방을 나섰다.
나는 지금까지 사귀었던 여친이라도
퍼즐을 좋아한다고 말해서 직소 퍼즐을 곧잘 선물받았지만
조각 하나를 들고 돌아가서,
나중에는 잊어버리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52. 그 녀석


우리 하청업체 남직원이
평소에

「우리 회사 애들 중에 귀여운 애들은 내가 다 먹었다.」

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그 녀석 회사에 볼일이 생겨서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귀여운 여자애는 커녕,
보통 수준의 여자조차 없었다.

그 녀석,
안경을 새로 맞춰야 할 것 같다.

 

 

53. 종교

 

친구한테 들었던 얘긴데,
무슨 종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친구가 어떤 종교인 집에 초대 받아서
그 집 가족들이랑 같이 저녁을 먹었대.

거기서 무슨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그게 무슨 고기인지 물어봐도
안 가르쳐 주더라는 거야.


설마 사람 고기는 아니겠지, 하고
먹어 봤더니 역시 아니더래.
그래도 음식이 맛이 좋았다고 다음 번에는
나도 같이 가자고 하는데 갈까 말까 고민 중이야.

 

 

54. 집주인

 

우리 가족은 부모님, 나, 남동생 둘. 이렇게 5인 가족입니다.
부모님은 저희를 위해 매일 잘 시간도 아껴가며 일을 하십니다.
 

어느 날 부모님이 귀가길에 살해당했습니다.
장소는 다르지만 두 분 다 맞아 죽었습니다.
어머니의 시체 옆에는 저희의 저녁밥이 널려 있었습니다.
집에 가지고 돌아와 그걸 먹으려 했지만 저는 너무 슬퍼서 못 먹었습니다.

다음 날 남동생 둘이 입에 거품을 물고 죽었습니다.

왜 우리 가족이 살해당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범인이 바로 집주인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집주인에게 들키면 당연히 살해당하겠지요.

 

 

55. 언니

 

10년 쯤 전 이야기.


미술 교사였던 언니가 아틀리에용으로
방 두 개에 부엌과 식당이 딸린 고물 아파트를 빌렸다.
거기 살진 않고, 그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빌린 아파트였다.

모처럼 빌렸는데 비워두면 아까워!

...라고 생각한 나는 언니에게 간절히 부탁해 거기서 자취를 시작했다.

자취생활 첫 날.

두근두근하며 아틀리에로 귀가.
언니가 잊지 말고 문단속 하라고 했으니까
집에 가자마자 현관문을 잠그고 체인을 걸었다.
저녁밥을 만들어 먹고 TV도 보며 즐겁게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나와서 침대에 누워 오늘 사온 소설책을 보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잠시 후, 아마 밤 11시 쯤이였던 것 같다. 현관문이 철컥 열렸다.
언니가 들어온 것 같았다.
잠이 덜 깨서 인사도 못 건네고 그저
이런 밤 중에 무슨 일이지... 하고 생각하는데
언니는 내가 자고 있던 방 옆방에 들어갔다.

옆방은 물감이나 캔버스같은 그림 도구들이 있는 방.
이렇게 늦은 밤에도 그림을 그리다니 언니도 참 열심이구나
...하고 생각하다 어느새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언니는 어딜 나갔는지 아틀리에에 없었다.
언니의 그림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출근 준비를 끝내고 현관을 나섰다.

그 후로 나는 다시는 그 아틀리에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56. 평범한 일상

 

전에 어린 두 딸에게


「만약에 아빠가 죽으면 어떡할거야?」


라고 조금 짓궂게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두 딸이 모두


「엑, 안 돼~」
「아빠 아직 죽으면 안 돼~」

하고, 울음을 터트리며 제 품에 안겼습니다.
역시 아이는 귀엽습니다.
아내는 그걸 보며 조용히 웃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평범한 일상이 행복합니다.




57. 나츠미

 

나츠미의 안색이 좋지 않길래

「괜찮아?」

라고 물어봤다.


나츠미는 원망하는 듯이 나를 보며

「오늘도 생리해」

라고 대답했다.


「한 달 째 계속 하고 있어」

라며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뭐야 그거, 위험하지않아?」
진지하게 묻는 내게

「안 하는게 더 위험하다구」
라며 쓴 웃음을 짓는 그녀.

중학교 2학년 가을에 있었던 일이다.

 

 

58. 포치

 

최근 불면증에 시달린다.
오늘은 수면안대까지 썼지만 잠이 안와서 계속 뒤척거리고 있었다.
그때 얼굴에 축축한게 닿았다.
입가나 뺨을 핥아대는 감촉, 우리집 포치였다.

「어이, 포치. 하지마 간지러워…」

애완동물은 주인을 닮는다더니, 포치도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 같다.
쓴웃음을 지으며 일어나려하자 포치가

「멍!」

하며 짖었다.
나는 그대로 곧장 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쳤다.

 

 

59. 혼자 있으면 위험해

 

별로 무섭지 않을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써 볼께.

여자친구랑 동거 중인데, 좀 전에 컴퓨터를 켰는데 갑자기 화면에

「혼자 있으면 안 된다」

는 문장이 떴다가 슥 사라졌어.
뭐야 이거~ 싶어서, 우선 여친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내가 말을 꺼내기 전에
저녁 밥 만들고 있었던 여친이

「어머, 마요네즈가 없네! 유스케, 잠깐 마요네즈 좀 사 올께.」

하고 나가 버렸다구.

솔직히

「혼자 있으면 안 된다」는게 무서워서 붙잡고 싶었지만,
이런 말해도 안 믿어 줄 것 같아서 못 잡고 결국 집에 나 혼자 남겨졌다구.

겁에 질려서 텔레비전 보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이래저래 30분 정도 지났지만 진짜 아무 일도 없어. 평화 그 자체야.
좀 전에 본 그 글은 역시 잘못 본 거였나? 이젠 무섭지도 않네.

시시한 글 써서 미안해 다들.

 

 

60. 4살배기 아이의 일기


3월 3일 월요일
우리집 아버지는 회사원
언제나 화만 낸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3월 4일 화요일
우리집 아버지는 요리사.
아버지가 만들어 준 요리, 무척 맛있었다!

3월 5일 수요일
우리집 아버지는 목수.
우리집을 깨끗하게 수리 해 주었다.

3월 6일 목요일
우리집 아버지는 경찰관.
나랑 무지 사이좋게 놀아줬다!

3월 7일 금요일
우리집 아버지는 변호사.
엄마와 친한 사이. 쭉 둘이서 수다 떨었어.

3월 8일 토요일
우리집 아버지는 의사.
같이 그림 그리며 잘 놀아 줬다.

3월 9일 일요일
오늘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엄마는 나와 둘이서 쭉 이야기를 나눴다.
응? 어째서 월요일에 온 아버지에 대해 계속 묻는 거야?
화요일에 어떤 요리를 먹었는지 왜 물어봐?
어째서 그렇게 수리한 장소를 신경 쓰는 거야?
목요일에 온 아버지와 나눈 이야기라니, 기억이 안 나.


오늘은 재미가 없었다.

 

 

61. 바보자식!

 

요전날, 내가 여동생 방에서 대변보고 있는데, 옛날 일본군인의 모습을 한 낯선 남자가 들어 왔다.
처음에는 도둑인 줄 알고 놀랐지만, 뭔가 충혈된 눈으로 이쪽을 노려봤다.
조금 섬뜩해져서,

「당신 누구야, 뭐 하는거야?」

라고 물었더니,


「바보자식!」

이라고 외치고 그대로 뿌옇게 되더니 사라져 버렸다.

그 후, 귀가한 여동생에게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울부짖을 뿐, 대화가 되지 않았다.
부모님도 고함치거나 아우성치거나 할 뿐, 그 남자의 이야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혹시 가족은 내가 모르는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일까?
지금 생각해내도 등골이 오싹한 기억이다.





62. TV속 얼굴

나는 어느 날 TV에서 오락프로를 하는 것을 보았다.
계속 보고 있는데 귀신처럼 분장한 사람이 구석에 쭈그려 있었다.
나는 아 ? 벌칙 때문에 분장을 했다 보다 생각하고 샤워을 하려고 TV를 껐다.
TV를 껐는데도 그 여자가 그대로 있었다.

 

 

63. 타임캡슐

 

도시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했다.
2년 간 사귄 여자친구와 함께 타임캡슐을 고등학교 뒤에 있는 큰 소나무 아래에 묻었다.
나중에 결혼하게 되었을 때 꺼내자고 약속했다.

타임캡슐에 뭘 넣었는지는 서로 비밀, 만약 결혼하지 않게 되면 그대로 두기로 했다.


1년 후. 여자친구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리고 10년 후, 대학시절에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하게 되었다.
나는 약혼자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모두 숨기지 않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전 여자친구의 몫까지 행복해지자며 타임캡슐을 대신 꺼내고 싶다고 했다.
나는 반대했지만, 그녀의 생각을 자신이 이어가고 싶다며 약혼자는 고집을 피웠다.

아마 전 여자친구에 대한 질투도 있었을 것이다.


결혼식 며칠 전 휴일.
고향으로 돌아가 타임캡슐을 꺼냈다.
내 타임캡슐에 들어있던 건 전 여자친구가 짜 준 머플러.
약혼자는 조금 기분이 안 좋은 표정이었지만, 곧바로 전 여자친구가 묻은 타임캡슐을 열었다.
거기에는 주먹 정도의 검은 덩어리가 들어가 있었다.
잘 보니 작은 팔다리에 조그만 사람머리가 있는 것 같았다…….

 

 

64. 점쟁이

 

금요일 밤.
고단한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오늘도 거래처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심난했다.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다.
하지만 가족들은 미국에 있다.
나는 기러기 아빠다.


심난한 마음으로 무작정 길을 걷고 있었다.
걸으면서 문득 옆을 보니, 노인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남자 앞에 있는 책상에는 점이라는 종이가 붙여져 있었다.
아무래도 점쟁이 같다.
남자는 호기심에 점을 보기로 했다.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


"음, 저 말고 형 운세를 봐주실래요?"


점쟁이는 형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봤다.
남자는 자신의 이름과 5년 후의 나이를 대답했다.
사실 남자에겐 형이 없다.
심난한 마음에 점쟁이에게 대신 화풀이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씨? 음……."


점쟁이는 점을 치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안색이 좋지 않았다.
책상에 쌓아둔 책을 닥치는 대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조사를 한 점쟁이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물었다.


"실례지만 **씨 건강하시죠?"


"네, 건강하죠. 너무 건강해서 탈이죠."


그러자 점쟁이는 형에게 몸을 소중히 하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점쟁이의 태도에서 이상함을 느껴 물어 보았다.


"왜, 그러세요?"


"음, 당신의 형은……. 운세대로라면 5년 전 오늘, 죽을 운명이었습니다."

 

 

65. 이상한 방


몇년 전에 라디오로 부동산업에 관련되는 도시전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장소는 시내에 있는 빌딩.
모부동산 중개소가 그 빌딩의 일을 맡았다고 합니다.
부동산은 빌딩의 도면을 받아서, 방의 구조등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방이 하나만 있는것을 눈치챘습니다.
그림을 보니, 어느 방에는 출입구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림에 표시하는 것을 잊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한 번 그 빌딩을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빌딩은 번화가에 있었습니다.


옛날 건물 이지만, 꽤 좋은 빌딩이였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빌딩의 0층에 올라 갔습니다.
엘레베이터에서 나와서 도면을 손에 든 채로 이리저리 살펴보며
돌았다녔는데도 이상한 방만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림을 보면, 실내의 중앙에 위치할 것이라는데 거기는
벽과 기둥에 덮여 있어서 방이라고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러나 벽이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안쪽에는 공간이 있는 것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쩔 수 없이 벽을 부수어 조사해 보기로 했습니다.
빌딩 주인의 입회의 아래, 업자에게 부탁하여 벽을 부수었더니,
붕괴된 벽으로부터 아니나 다를까 장판만 깔려 있는 방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문은 없고, 완전하게 밀폐된 방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방에 들어 갔습니다.
방의 중앙에 중국식 식탁이 있고, 그 위에 그릇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릇에는 흰 밥이 담겨져 있고,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해도 밥을 한지 얼마 안된 쌀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기분 나쁘다는 생각이들어서
그 안에서 모든 벽이나 천정 그리고 마루까지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어디에도 출입구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 밥한지 얼마 안 되는 흰 쌀은 옮겨진 것입니까?
그리고 이 방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66. 목소리

 

숲속에서 길을 잃었다.

밤도 깊어서 으스스했고 인적도 드문 숲이라 무서웠다.

그런데 앞에서 사람들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안심하며 그소리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사람들 소리에 집중하여 걷고있는데

하체가 무겁고 축축했다.

정신을 차리고 밑을 보니 늪에 빠진것이었다.

이미 반쯤 잠겨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가라앉고 있는데

늪밖에 없을 뿐인 앞에선 여전히 사람목소리가 들려왔다.

 

 

67. 손자국

 

악몽을 꿨다. 내 손이 내 목을 조른다.

나는 놀라서 잠에서 깻고 목이 아파왔다.

 

아. 목에 손자국이 있었냐고?

 

너 무서운 이야기를 자주 봤구나.

목에 손자국은 없었어.

다만 내 손등에 있더라고..

 

 

68. 우물

 
시골에 계신 고모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친척들이 모두 모였다.
이제 4살이 된 딸은
죽음을 인식하기에 너무 어린가보다.
처음 온 고모할머니 댁이라 신이 나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잠시 눈을 돌린 사이,
뜰에 있는 우물 근처에서 놀고 있었다.
당황해서 급히 데리고 왔다.
 
영정사진 속의 고모할머니를 보고
이상한 표정으로 묻는다.
 
"이 할머니 사진만 왜 장식하는거야?"
 
딸은 모르겠지만, 슬픈 질문이다.
 
"할머니는 천국에 가셨어요."
 
친척 중 누군가가 대답해 주었다.
딸도 이 정도라면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딸은 이렇게 대답했다.
 
"응? 천국은 우물속에 있는거야?"




69. 친구

 

'내가 왜 그런 짓을 했을까!!'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후회하고 있다.
 
'절대 이런 흉가엔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어.'
'정말로 귀신이 존재할 줄이야. 난 정말로 몰랐다고!!'
 
친구와 같이 장롱 속에 숨어 있지만 지금은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상황.
 
'왜 담력 시험 같은 걸 하자고 했을까.'
'하필 그렇게 어른들이 가지말라고 했던 이 집에 들어왔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리 속에 들었지만 지금은 다 부질없다.
지금 생각해도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친구와 같이 흉가에 들어가서 2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을 때 나는 보고 말았다.
손전등에 비치는 저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2층 계단 위에서 서서 온 몸에 피를 철철 흘리며 원망스런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는 그 귀신을!!
'으어어어' 하는 단말마를 듣자마자 온 몸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순간 놀라 손전등을 떨어뜨려 깨트렸을 때에는 진짜 모든 게 끝장난 줄 알았다.
갑작스럽게 어둠이 찾아오자 정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으니깐.
현관을 찾으려고 해도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다.
그 때 친구가 재빠르게 움직여 이리로 오지 않았다면 난 꼼짝없이 잡혔겠지.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지금은 어떻게든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엔 없다.
가만히 숨죽여 기다리면 해결되겠지. 지금은 기다리는 게 최선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옆에 있는 친구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녀석도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손이 땀으로 축축했다.
 
 
70. 악몽
 
한 꼬마아이가 악몽을 꿨는지 땀을 뻘뻘 흘리며 잔다.

"아빠 꿈을 꿨는데 사방에서 엄마가 웃고있어 !!"

"...그랬니?"

"아빠 기쁘지 않아? 엄마가 웃었어!!"

"...."

성인이된 꼬마아이는 실성한듯이 웃었다.
 
 
71. 수돗물
 
어느 날 한 학생이 학교에서 야간자습을 하고 밤늦게

집에 돌아왔다.
집에는 불이 꺼져있었고 아무도 없었다.


"아 뭐야 아무도 없네... 세수나 해야겠다"

라고 하며 화장실로 가서 수도꼭지를 틀었다.
수돗물은 약하게 나오더니 몇초후에 강하게 나왔다.

 

 

72. 팬레터

 

아이돌 가수에게 펜레터가 수만장이 왔다.
그중에서도
눈에띄 는 기분 나쁜 소포가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는
비디오가 들어있었다.
도저히 혼자볼 자신이 없어 동료들과 같이 보자고 해서
틀어보았다.

기분 나쁘게 생긴 사람이 미친것처럼 이리저리 몸은 흔들고
노래를 부르다 울다가 웃다가 데구르르 구르고 난리법석이었다.


동료들은 저게 뭐냐며 바보 아니냐며 깔깔깔 웃어댔지만,
아이돌 가수의 눈에서는 공포에 질린 눈물이 떨어졌다.

 

 

73. 검은방과 하얀방


나는 감금 당하고 있다... 엄청나게 깜깜한 방에서.....

내가 지금 왜여기 갇혀 있는지도 모르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특히 내 몸을 못 움직이도록 묶어서 놓았는지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었다.

가끔씩 나를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나를 유심히 보다가 다시 검은 방으로 넣어버린다.

마음속으로 미치겠다....미치겠다....미치겠다....미치겠다...라고 계속 외쳤다.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하얀 빛이 내 눈을 자극한다.

눈이 떠지지 않는다.

어떤사람이 보인다. 그 때 그 사람이다...
나는 묻고 싶었지만 말이 안나온다.

그 사람은 나를 보고 웃더니, 식칼을 들고 나에게 다가온다.

몇일 뒤..... 나는 하얀방에 있다.

여러 사람들이 그 남자를 보고 고마워 한다.

나는... 어떻게 된걸까?

3일 정도 지났나?

그 사람은 나에게 말을 건다.

 

"이 여자는 다 썼구나. 다른 여자를 구해봐야 하나?"

지금 나는 검은방 보다 더 심한 곳에 있다.

그 남자가 나를 몇번이고 확인하러 온다...

나는 죽은것일까?

 

 

74. 언니

 

아주 친한 언니와 동생이 있었다.
언니가 나가려고 새로 산 전자거울로 화장도 하고 멋을 내고 있었는데
언니가 동생보고 아이스크림좀 사달라고 했다.


"왜 .. 슈퍼도 멀고 귀찮은데 ...에이 그냥 언니가 가~"

"야 너 맞는다!! 빨리가!"

슈퍼에 가고 집에 오니 언니는 토막나 있었다.

 

 

75. 숨바꼭질

 

초등학생 때 5명이서 숨바꼭질을 했다.
내가 술래다.


"이제 됐니?"


"아니~"

"이제 됐어?"


"아니~"

"이제 됐어?"


"응~"

친구들이 다 숨은 것 같다.
하지만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모두 집에 돌아간 것 같다.
나도 집에 돌아갔다.

그리고 20년 후…….


"……찾았다!!"




76. 존

 

어느날 고아원에서 존이 선생님께 물었다.

(존) 선생님 저는 파파와 마마가 없지요?

(선생님) 그건 존이 어렸을때 흑인들이 존의 엄마와 아빠를 헤쳤기 때문이에요.

(존) 그리고 저는 앞도 보지 못하고 걸을 수도 없지요?

(선생님) 그건 존이 어렸을때 흑인들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기 때문이에요.

존은 흑인들을 증오했다.
그럴수는 없지만 할 수만 있다면 흑인들을 다 죽이고 싶었다.

어느날

(선생님) 존! 기뻐하세요! 당신의 눈과 다리를 고칠 수 있게 됐어요.

얼마 뒤 존은 다리를 고쳤고 며칠 뒤에는 눈을 고쳤다.
그리고 존은 전철로 뛰어들었다.

 

 

77. 선배

 

이사를 드디어 끝마쳤다.
나는 포장박스를 풀어서 차곡차곡
정리하기 시작했다.

띵동~

'누구지?'

우리 대학 같은과 선배였다.
선배가 오자 나는 굉장히 반가웠다.

선배가 오자 일단 먹을게 필요했던 나는 냉장고에서 아껴두었던
삼겹살과 소주 2병을 꺼내서 아직 풀지 않은 포장박스 위에도 올려놓고
만담을 나누며 먹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8시가 되었고
13일의 금요일이라고 선배가 공포비디오를 빌려와서 귀신 영화를 틀었다.
하지만 영화라기엔 자꾸 귀신만 나왔고 너무나도 세부적인 묘사에
나는 조금씩 무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선배와 둘이서 와들와들 떨면서 영화를 보는 도중
갑자기 선배가 배가 아프다면서 화장실에 같이 가자고 했다.
같이 가기 뭐해서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선배가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 순간,

무엇인가가 내 머리 속을 스치고감을 난 느낄 수 있었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소름이 돋았다.
온몸이 얼어버릴 것 같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뛰쳐나왔다.
집 대문을 박차고
그냥 미친듯이 달리고 또 달렸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야만 할 것 같았다.
사람들과 부딪히는 그 어떤 것도 신경에 쓰이지 않았다.
밝은곳이 필요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며 나를 쳐다봤지만
그딴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78. 꿈

 

나는 꿈을 꾸다가 그게 꿈인지 깨닫는 일이 종종 있다. 즉 자각몽을 자주 꾼다.

어느 꿈에서, 나는 유원지와 같은 곳에 있었다.

거기서, 나는 그런 곳에 종종 있는 어린이 들이 타고 도는 장난감 기차 같은 것에 타게 되었다.

거기에는 몇사람의 안색의 나쁜 남녀가 앉아 있다.

기차가 얼마간 달리더니 기묘한 차내 방송이 흐른다.

"다음은 싱싱한 회 만들기~ 싱싱한 회 만들기~"

무엇인가 이상스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기차의 제일 마지막 좌석에 앉아 있던 남자로부터 비명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면, 조그마한 크기의 사람처럼 생긴 것들이 남자에게 달라붙어서

남자의 몸을 문자 그대로 싱싱한 회로 만들고 있다.

즉, 산 채로 죽지 않게 해체하고 있다.

그 참극을 다른 승객은 전혀 깨닫는 기색도 없이, 침묵을 지키며 그냥 기차에 가만히 앉아 있다.

다음 차내 방송은 "도려내기" 였다.

이번에는, 내 바로 뒤에 앉아 있는, 뒤에서부터 2번째 앉아 있던 여자가 참살된다.

죽이는 방법은 역시 방송 대로 "도려내기".

조그마한 사람 같은 것이 달라 붙어, 여자의 눈, 코, 입을 톱니모양의 가위 같은 것으로 도려내 버린다.

나는 대단한 공포를 느끼지만, 이것을 꿈이라고 알고 있으므로, 나를 지목하는 차내 방송을 들으면 눈을 뜨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침내 나의 차례. 방송은 "다진 고기" 였다.

나는 눈을 뜨려고 하지만, 이런 때에는 왠지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다.

겨우 꿈으로부터 깨어난 것은, 고기 다지는 전동 기구가 곧 몸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을 때였다.

그런 꿈을 꾼지 4년 후. 완전히 이 꿈을 잊고 있었을 때, 다시 악몽은 시작되었다.

그 날 밤, 갑작스럽게도 같은 꿈이 "도려내기" 장면으로부터 다시 시작 된다.

그 후의 전개를 알고 있는 나는, 곧바로 눈을 뜨려고 하지만, 좀처럼 눈을 뜰 수 없다.

나의 몸에 고기 가는 기계가 코 앞에 다가 왔을 때, 나는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

하지만,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떨고 있는 나의 귀속에, 왠지 꿈속에서와 같은 방송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도망칩니까~ 다음에 왔을 때는 최후예요~"

 

 

79. 양치


회식에 참가한 어느 남자는 꽤 취했다.
똑바로 걷기 힘들 정도로 취했지만, 어떻게든 무사히 집에는 도착할 수 있었다.
너무 피곤했기에 서둘러 자려고 우선 샤워실에 가서 컵에 물을 담고 칫솔에 치약을 묻혀
이빨을 닦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남자는 입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평소 잇몸이 약한 편이었던 그는 이빨을 닦는 도중에 피가 나오는 것 따위는
흔한 일이었으므로 신경쓰지 않고 계속 닦았다.

그러나 ...
이상했다. 피가 계속 나오는 것이었다.
칫솔질 정도로 흘러나올 출혈량이 아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남자는 당황했다.

세면대 위에 놓아두었던 습식 면도기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80. 여자친구

 

한 연인이 자신들의 친구들과 함께 산으로 놀러갔다.
그런데 비가 매우 많이 온 것이다.
하지만 그둘은 별장에서 지낼 생각에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비는 더 거세지고 있는데
연인중 여자친구가 산을 올라가다 넘어져서 심하게 다쳐버렸다.
여자친구는 다리까지 절으며 피가 멈추질 않자,
여자친구를 제외한 남자친구와 그의 친구들은 사람을 데리러 모두 그녀를 두고 가버렸다.

그녀는 아무도 오지 않고 혼자 남자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들고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난뒤 남자친구를 제외한 남자친구의 친구들만이 돌아온것이다.
여자친구는 그들에게 남자친구는 어딨냐고 물어보자 그들은 대답을 못하였다.
불안한 생각이든 그녀는 화내면서 물어보자,

"사람을 찾으러 가다가 그녀석이 절벽인줄 모르고 떨어져 죽어버렸어"

친구들이 그렇게 말했다.

충격에 휩싸인 그녀는 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며 정신없이 별장으로 올라왔다.
별장에 도착해서도 그녀는 자꾸 울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세게 두드리며 여자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자신의 남자친구의 목소리로...

놀란 그녀는 벌떡 일어나 문을 열어줄려고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남자친구의 친구들이,

"안돼! 가지마! 분명 귀신일꺼야!"

여자친구는 그들의 말을 무시한 체 문을 열었다.

그런데 만신창이가 된 남자친구가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은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뛰었다.
그녀는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자신도 그를 따라 뛰었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니 별장에서 나온 남자친구의 친구들이 그 둘을 쫓아오고 있었다.

남자친구는 더욱 빠르게 달렸다.
그렇게 별장이 안보일때까지 뛴 뒤,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만 살았어"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그래, 너만 살았어”

 

 

81. 일기장

 

"엄마! 어디 있는 거야?"

외치는 소녀.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다 소녀는 어떤 집 앞에 간신히 도착했다.


"여기야! 여기에 있는거야!"

그러면서 소녀는 문을 열었다.
하지만 거기에 있던건 오래된 일기장 하나.
아무것도 없는 집안 깊숙한 곳에 놓여 있었다.
소녀는 일기장을 손에 들고 한장씩 읽기 시작했다.

5월 16일
내일은 즐겁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한가득~ 너무 즐거워.

5월 17일
산타가 오질 않아.

산타가 오질 않아.
산타가 오질 않아.

5월 18일
어제는 매우 즐거웠다.
산타에게서 선물을 한가득 받았다.
하지만 이상한데, 그 선물은 어디로 간 거지?

9월 33일
시계 바늘이 천천히, 천천히 내게 다가온다.

12월 65일
오늘은 바깥에 나가 보았다.
그랬더니 사람이 많이 있었어.
한가득 많이 있었어.
하지만 모두 이상한 색이었다.

 


어째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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