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영기자] "도대체 어떻게 알고 추천하는 걸까?"
페이스북 이용자라면 '알만한 사람' 목록을 보고 깜짝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때 알고 지냈던 사람부터 오랜 기간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까지 목록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 섬찟한 생각이 든 적이 적지 않다. 페이스북 내의 모든 활동이 감시당하는 것 같아 불쾌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들은 이런 사생활 침해가 불편하다며 아예 페이스북 사용을 중단하기도 한다.
요즘 미국에서도 페이스북의 사생활 침해 문제는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하원의원과 소비자보호단체들이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온라인 활동을 어떻게 추적하는 지 조사해달라고 연방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이 처음으로 이용자들의 활동을 추적하는 '비법'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USA투데이는 17일(현지 시간) 아투로 배야르 페이스북 엔지니어링 이사, 그레그 스테판킥 페이스북 엔지니어링 매니저, 그리고 앤드류 노예스, 베리 슈니츠 대변인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페이스북이 8억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의 활동을 어떻게 추적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페이스북은 모든 사용자들을 동일한 방식으로 추적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에 로그인을 하고 자신의 계정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로그아웃 하거나 회원이 아닌 사람들을 구분해 각각 다른 방법으로 추적한다.
◆브라우저 쿠키-세션 쿠키 2종 활용
페이스북은 처음 접속한 이용자의 브라우저에 '브라우저 쿠키'와 '세션 쿠키' 등 두 종류의 쿠키를 삽입한다.
쿠키란 사용자가 어떤 웹사이트에 방문하거나 이용할 때 사용되는 각종 접속 정보를 말한다. 쿠키를 저장해 놓을 경우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때 서버가 사용자 컴퓨터를 좀 더 쉽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 중 '세션 쿠키'는 통신이 연결된 상태에서만 작동하며 브라우저를 닫게 되면 쿠키가 삭제된다. 반면 브라우저 쿠키는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계속 정보를 보유하게 된다.
이용자가 페이스북에 접속하게 되면 세션 쿠키가 각종 정보를 저장한다. 즉 이용자의 이름, 이메일 주소, 친구 목록 같은 정보들을 저장한다.
또 IP 주소, 화면 해상도, 사용하는 브라우저, 운영체제 같은 고유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와 함께 이용자가 페이스북에 로그인 한 뒤 방문한 각종 사이트의 URL과 날짜, 시간 같은 정보도 저장하게 된다.
사용자가 페이스북 이용을 끝내고 로그아웃하게 되면 각 세션 쿠키에 고유 번호를 부여해서 저장하게 된다. 이 때 개인 식별은 하지 않는다고 페이스북 측이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쿠키를 통해 매시간 정보를 수집한다. 또 '좋아요' 버튼 위젯을 설치한 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이용자들이 '좋아요' 버튼을 클릭하지 않더라도 해당 웹사이트에 접속한 시간과 어떤 내용의 콘텐츠를 접했는지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컴퓨터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독특한 특성들도 함께 저장한다.
사용자가 친구들과 콘텐츠를 쉽게 공유하고 뉴스나 각종 엔터테인먼트 사이트에서 보다 많은 방문객을 끌어 들이고자 추가한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 위젯이 사실상 사용자의 웹사이트 방문기록을 추적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렇게 정보를 저장한 뒤 최근 90일간의 활동을 '일지'로 기록하고 있다. 사용자 개인의 접속정보를 담은 쿠키파일은 90일을 지나게 되면 자동 삭제한다.
◆페이스북 "정보 추적은 보안위한 것" 해명
웹 검색이나 자주 방문하는 웹사이트에 대한 정보는 사용자의 정치적 배경이나 종교적 신념, 성적 취향, 건강 문제 등을 알아내는데 사용될 수 있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이들 상관관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닌듯 하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옹호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쿠키를 이용해 사용자의 기호 등을 분석한 데이터를 온라인 광고업체들에 파는 등 이를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쿠키를 이용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사기나 해킹된 계정을 복구시키는 등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페이스북은 앞으로도 사용자 정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온라인 광고와 사용자를 추적한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방법이 포함돼 있는 한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해왔다. 이에 대해 베리 슈니츠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많은 것들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특허 신청만으로 우리의 향후 상품을 추측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이 쿠키를 활용해 추적한 사용자 정보를 어떤식으로 처리하는지는 상관없다. 페이스북이 사용자 정보를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사용자들의 정보가 그런 식으로 추적당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논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USA투데이와 갤럽이 지난 2월 공동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페이스북 사용자의 약 70%가 자신의 개인정보 문제에 대해 다소 혹은 매우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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