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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퍼스널 컴퓨팅의 중심에 서다

by 모아레 posted Jan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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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참 똑똑한 녀석입니다.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에서 메일 확인과 문서 작성, 그룹웨어 기능까지 간단한 업무를 모두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동영상 편집과 3D 게임 등 만만치 않은 작업까지 척척 해냅니다.

올해부터는 1GHz급을 넘어 1.2~1.5GHz급 모바일 프로세서가 소비자들을 찾아올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듀얼코어 스마트폰도 쏟아질 예정입니다. 스마트폰의 컴퓨팅 파워는 점점 몇 년전 데스크톱 PC의 성능을 따라잡고 있습니다.

Atrix_Lapdock_phone_Dyn_L_shadow_screen

모토로라 아트릭스와 랩탑 독

이처럼 성능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스마트폰은 화면 크기가 작은 만큼 그 한계도 분명합니다.

HD급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지만, TV나 데스크톱의 큰 화면으로 보는 것처럼 몰입감을 주지는 못합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하지만 PC와 같이 수많은 창을 동시에 띄워놓고 이리저리 옮겨가면서 작업을 할 수는 없습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해도 그렇게 활용할 수 있는 화면 크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보다 크기가 큰 태블릿이 출현하기도 했습니다. 태블릿은 7~10인치 화면에서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합니다. 곧 출시될 안드로이드 3.0(허니콤) 기반의 태블릿들은 PC에서처럼 여러 창을 동시에 띄워놓고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PC를 부팅해야 사용할 수 있었던 많은 컴퓨팅 기능을 이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손쉽게 대신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PC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기업의 업무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전문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거나 사내 업무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PC와 윈도우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두 대와 아이패드를 이용하고 있는데, 수많은 데이터와 참고 자료를 열어놓고 빠른 시간에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노트북이 필요합니다. 컴퓨팅 파워는 차고 넘치는데, 화면 크기에 따라 용도에 맞게 사용하려다 보니,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노트북까지 가방이 터질 지경입니다. 값비싼 컴퓨팅 파워를 여러 개 구입하다 보니,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볍고 휴대성이 좋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만으로 모든 업무를 다 처리할 수는 없을까요?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다가, 큰 화면이 필요하면 주변의 TV나 모니터를 연결하고, 문서 작성을 할 때에는 키보드를 연결하고, 윈도우가 필요하면 윈도우를 구동시켜 사용할 수는 없을까요?

머지않아 우리에게 이런 세상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그 시발점이 될 만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미국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모토로라 아트릭스(Atrix)가 그 주인공입니다.

모토로라 아트릭스는 엔비디아의 테그라2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1GB 램을 장착해 충분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합니다. 국내 시장에도 올 상반기 중에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될 것이 확정됐습니다.

motorola atrix 4g dock

모토로라 아트릭스와 전용 독

아트릭스는 이달 초 열린 CES 2011에서 공식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선정됐습니다. 이처럼 호평을 받은 이유는 스마트폰을 TV와 모니터 등 큰 스크린에 연결해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아트릭스는 전용 도킹스테이션을 통해 TV와 모니터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때 큰 화면에서 보게 되는 것은 우리가 익히 봐왔던 안드로이드 화면을 크게 뻥튀기한 것이 아닙니다. 자동으로 연결되는 ‘엔터테인먼트 센터’를 통해 음악과 사진, 동영상 등 휴대폰에 내장된 콘텐트를 스마트 TV가 연상되는 인터페이스로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용 리모콘도 제공합니다.

더욱 놀라운 부분은 엔터테인먼트 센터 화면에서 ‘웹톱 애플리케이션(Webtop Application)’을 구동했을 때 볼 수 있습니다. 화면 아래에 아이콘이 일렬로 배치되면서 마치 맥OS와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모토로라 아트릭스를 랩탑 독에 연결해 웹톱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한 모습

웹톱 화면에서는 HTML 기반의 웹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으며,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PC와 같이 여러 개의 창을 띄워놓고 멀티태스킹을 즐길 수 있으며, 화면 좌측에 배치되는 아트릭스의 안드로이드 화면을 통해 안드로이드 앱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웹톱 애플리케이션은 파이어폭스를 제공하는 모질라와 협력해 개발한 것입니다. 내장된 브라우저도 작은 화면에 최적화된 모바일 브라우저가 아니라, PC와 동일한 파이어폭스 3.6버전을 큰 화면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더욱 자세히 살펴보실 분들은 아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트릭스의 엔터테인먼트 센터나 웹톱 애플리케이션은 분명 별도의 OS가 아니라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제공되는 것이지만, 사용자가 느끼기에는 안드로이드와 전혀 다른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마치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는 안드로이드를, TV에 연결하면 엔터테인먼트 센터를, 모니터에 연결하면 PC와 같은 느낌을 주는 웹톱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멀티 부팅 디바이스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아트릭스의 다양한 악세사리 중에 ‘랩탑 독(Laptop Dock, 맨 위 사진)’이 눈에 띕니다. 휴대폰 악세사리로 노트북을 팔다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모토로라 랩탑 독은 평범한 랩탑처럼 생겼지만, 속은 멍텅구리입니다. CPU와 메모리 등 컴퓨팅을 위한 부품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직 갖춘 것은 11.6인치의 화면과 8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3개의 배터리셀, 키보드와 스테레오 스피커, USB 포트 뿐입니다. 안에 든 것이 별로 없어서인지 두께도 얇고 무게도 1.1Kg에 불과합니다.

랩탑 독 뒷면에 있는 연결부에 아트릭스를 꽂으면 멍텅구리 랩탑 독이 훌륭한 노트북으로 변신합니다. 앞서 설명 드린 엔터테인먼트 센터와 웹톱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악과 사진,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웹 애플리케이션과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안드로이드 앱을 모두 구동할 수 있습니다.

별도로 노트북을 구입하지 말고, 스마트폰의 컴퓨팅 파워에 스크린과 키보드를 달아 노트북처럼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아트릭스 랩탑 독의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분명 넷북보다는 저렴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서 PC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시트릭스의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 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를 사용하는 기업이라면 가능합니다. 아트릭스에 내장된 시트릭스 리시버(Citrix Receiver)를 이용하면 시트릭스 젠앱이나 젠데스크톱에 연결해 윈도우 애플리케이션과 데스크톱 환경을 아트릭스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는 가상 데스크톱을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도킹 스테이션이나 랩탑 독에 연결해 큰 화면에서 쓸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랩탑 독에 시트릭스 리시버로 윈도우 7을 가상 데스크톱으로 연결하면 지나가는 사람이 보기에는 영락없는 윈도우 노트북으로 보일 것입니다.

가상 데스크톱에 엑세스하면 아트릭스의 듀얼코어 1GHz에서 사용할 수 없는 무거운 소프트웨어도 척척 돌릴 수 있습니다. 모든 컴퓨팅 처리가 원격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 해야 할 일은 무선으로 압축된 데이터를 전송해 화면에서 보여주는 것 뿐입니다. 그렇게 되면 스마트폰의 컴퓨팅 성능은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모토로라 아트릭스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개인 컴퓨팅 환경이 구성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게 합니다. 만약 스마트폰이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대체하게 된다면 미래의 업무 환경과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 지 상상해볼까요?

회사에 출근하면 책상에는 PC가 없고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만 달랑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가상 데스크톱 앱을 실행하면 모니터에 윈도우 화면이 뜹니다. MS워드를 실행하고 아웃룩으로 메일을 확인하거나 사내 인트라넷에 접속하는 등 오전 업무를 처리합니다.

점심에는 고객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이 있습니다. 나갈 때에도 노트북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챙기면 됩니다. 스마트폰을 프로젝터에 연결하고 저장된 ppt 파일로 프리젠테이션을 합니다.

프리젠테이션을 마치면 회사에 돌아가지 않고 가까운 스마트워크 센터에서 오후 업무를 처리합니다. 스마트워크 센터에도 PC가 없습니다. 모니터와 키보드 같은 주변기기만 있고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을 연결해 업무를 처리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스마트폰이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변신합니다. 스마트폰을 TV에 연결해 OTT 방송 서비스를 시청하거나 다운로드해 둔 HD 영화를 즐기고, 음악을 재생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비싼 스마트TV를 구입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유사한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다음날 출근길, 붐비는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을 분실했습니다. 회사에 비용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지만, 보안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업무는 대부분 가상 데스크톱 환경에서 사내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해 처리하기 때문에, 휴대폰에는 업무 자료가 보관되지 않습니다. 연락처와 메일 등 개인 정보도 모두 클라우드 환경에 백업돼 있기 때문에, 휴대폰에 저장된 자료는 사내 IT부서에 연락해 원격으로 삭제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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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시어스는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을 활용해 데스크톱을 대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미래의 모습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필요한 기술도 이미 상당수 구현이 돼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머지않아 IT 지출을 줄이는 방안으로 PC와 스마트폰, 태블릿을 모두 지급하는 대신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가상 데스크톱 환경을 갖추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만 업무를 처리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시스코가 시트릭스와 협력해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어스(Cius)를 출시하고, 기업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인프라가 빠른 시일 안에 보편화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기업 IT는 보수적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더욱 많이 보급되고,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모토로라 아트릭스가 맛보기를 보여준 스마트폰 중심의 컴퓨팅 환경이 확산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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