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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보름여 동안 ‘쿼라‘(Quora)를 짬짬이 둘러봤다. 흥미로운 서비스다. 처음엔 네이버 지식iN과 다를 바 없지 않겠나 싶었다. ‘소셜’을 양념 친 게 차이겠지. 절반은 맞고, 나머진 틀렸다. ‘소셜’은 양념이 아니라 핵심 질료였다. 지금까지 보기엔 그랬다.

쿼라는 이른바 ‘소셜Q&A’ 서비스다. 한마디로, 누구나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다는 공간이다. 헌데 단순한 문답 서비스와는 다른 점이 있다. 쿼라에 올린 질문과 답변은 쿼라 울타리 안에서, 그리고 바깥 소셜미디어와 긴밀히 엮인다. 그저 궁금증을 올리고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핏줄을 타고 영특하고 긴밀하게 소비되는 게 특징이다. 네이버 지식iN이나 야후 앤서즈가 흉내낼 수 없는 장점이기도 하다. 앞서 블로터닷넷에서도 두어 차례 소개한 바 있다.

[관련글]

  • 질문하는 나와 당신의 연대, ‘쿼라’(강정수)
  • 쿼라, Q&A와 SNS의 ‘이종교배’(정보라)
  •  

    쿼라는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다는 기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내가 질문을 올리면, 다른 이들이 답변을 단다. 그런데 문답 방식이 다르다. 다른 이들이 올린 질문이나 답변을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위키’ 기능을 제공한다.

     

    쿼라는 여기에 친구들을 엮는 기능을 덧붙였다. 친구 맺는 방법은 트위터와 똑같다. 관심 있는 친구를 ‘팔로잉’(구독)하면 된다. 사람 뿐 아니라 관심 있는 주제나 질문도 구독할 수도 있다. 이제 내가 구독하는 친구가 질문을 올리거나 답변을 달면 그 활동 내역이 내게 알림으로 전달된다. 구독하는 질문이나 주제(토픽)도 마찬가지다.

     

    모든 답변은 이용자 투표를 거쳐 노출 순위가 결정된다. 질문별로 ‘즐겨찾기’로 따로 보관하거나, 전체 답변을 요약해 상단에 정리해 보여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원한다면 익명으로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달아도 된다. 각 질문과 답변은 특정 서비스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유통되도록 고유 웹주소(URL)를 달았다. 이 글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바로 전송하거나 자기 블로그 글로 손쉽게 올릴 수 있게 했다. 이런 식으로 이용자는 인물별, 주제별, 질문별로 관심사를 ‘소셜’하게 받아들이고, 소화하고, 유통하고, 평가한다.

     

    ‘쿼라’는 무슨 뜻을 품었을까. 정확히는 알려져 있지 않다. 쿼라에서 찾아보니 몇 가지 단서가 나온다. ‘Question or Answer’(질문이나 답변), ‘Quorum’(의결정족수), ‘Question+Forum’(질문+포럼), ‘Question+Agora’(질문+광장) 정도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어떤 게 정답일 진 모르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맥락은 잡힌다. 질문과 답변 사이에 ‘광장’, ‘집단’, ‘사회적 합의’ 같은 함의가 묻어난다. 곧 ‘소셜 네트워크’다.

     

    이 점에 주목할 일이다. 네이버 지식iN이나 야후 앤서즈는 어떤가. 궁금증이 생겼을 때 찾아들어가 질문을 올리거나 답을 찾아보고 나오는 일회성 공간이다. 지식iN과 야후 앤서즈는 ‘이용자 호기심 발생’이란 전제가 충족돼야 제대로 정보가 소비될 수 있는 공간이다. 유통 방식도 다르다. 이용자가 직접 해당 공간 안으로 먼저 찾아들어가야 한다. 요즘은 네이버도 ‘네이버me‘란 개인 맞춤형 공간을 활용해 지식iN에 올라온 새 질문이나 내가 올린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아볼 수 있도록 했지만, 그건 네이버 울타리 안에서만 유효한 ‘갇힌 소셜’이다.

     

    웹2.0 흐름을 타고 ‘집단지성’이란 말이 파도타듯 넘실대던 때가 엊그제같다. 쿼라를 보며 다시금 자문해본다. 집단이 ‘지성’이란 총합으로 완결될 수 있을까. 위키피디아가 개미들이 각자 지식을 물어와 거대한 지식 더미를 만들었다면, 쿼라는 한 발 더 나간다. ‘당신은 어떤 지식을 물어다줄 수 있나요?’ ‘우리가 물어온 지식은 누가 채우고, 누구에게 흘러가고, 어디서 지혜롭게 쓰일까요?’ 물음이 총합이 되어 지식이 쌓인다. 끝은 없다. 영원한 지식 더미의 해체와 재구성 과정. 이 끊임 없는 축적 과정이 쿼라를 완결되지 않은 완성체로 만든다.

     

    고인 지식은 썩게 마련이다. 밀폐된 공간으로 찾아가서 지식을 주워담아야 한다면, 스스로 한계선을 긋고 출발하는 성채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쿼라는 지식을 만들고, 유통하고, 재구성하고, 다시 해체하는 유기체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본 언어를 영어로만 제한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다양한 언어로 올라온 문답 내용들을 페이스북 소셜 그래프처럼 관계망으로 정교하게 엮기엔 아직 준비가 덜 된 탓일까. 한글로 질문과 답변을 올릴 순 있지만, 아직 검색에서 영특하게 걸러내진 못한 모양새다.

     

    비영리 씽크탱크 ‘씽크카페‘가 때마침 비영리단체를 위한 소셜Q&A 서비스를 공들여 준비중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쿼라처럼 지혜를 나누고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느슨한 연대망이 나올까. 그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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