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집을 비웠더니 나무가 죽어버렸네, 내다 버려야겠어요."
"너무 안타깝네요. 물을 주면 살아나지 않을까요?"
"다 말라 버렸는데 어떻게 살아나요."
"그래도 알 수 없잖아요. 내가 한번 살려 볼게요."
아내는 바람이 잘 통하도록 창문을 열어 두고, 아침마다 물을 주고, 부엌에 갈 때마다 응원의 눈길을 보냈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고 나흘째 되는 날 아침에 보니 가장 먼저 잎의 색깔이 바뀌고 있었습니다.
아주연한 초록 기운이 퍼지더니 다음날에는 그 기운으로 동그랗게 말린 잎들을 펼치느라 분주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잎맥들이 뚜렷해졌고 일주일째 되는 날에는 완연한 생기를 얻은 잎들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나 살았다!" "나도 살았다!" 하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튼튼하고 멋진 나무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을 이미 '절망' 이라 단정짓고 무시하거나 무관심했던 적이 없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